많은 사람들이 처음 ‘WOW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무슨 일을 하는 팀인지 혼란스러워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WOW팀은 구성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 교육하는 팀”이라고 소개한다. 조직의 방향을 내재화하고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여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팀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빠르게 일하는 사람, 실수를 안 하는 사람, 괜찮은 결과물을 가져오는 사람 등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선진에서는 그중에서도 ‘주도성’을 특히 중요한 역량으로 강조하고 있다. 자기주도적 인재는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은 상사의 지시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더 나아가 협업의 상황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기 때문에 조직 전체의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기주도적 인재란, 본인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며 실행 과정과 결과를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인재를 말한다. 외부의 지시나 통제가 없더라도 내적동기와 실행력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조직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자기주도적 인재의 특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핵심 요소 다섯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➊ 첫 번째는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다. 자기효능감이란 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을 기반으로 등장한 개념으로, 특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념을 말한다. 자기효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은 성공 경험이 중요하다. 조직 내에서 이러한 경험이 꾸준히 인정받을 때, 자기효능감이 높아지고 조금 더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게 된다. 반면 자기효능감이 낮으면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낮은 목표만 수립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조직의 성과를 낮추게 되므로 경계해야 한다. 

➋ 두 번째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다. 회복탄력성이란 Luthans의 심리적 자본(Psychological Capital) 중 하나로, 부정적인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겪었을 때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개인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역량이지만,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빠르게 회복한다는 점에서 조직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경우 실패를 더 큰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회복탄력성이 낮은 경우 작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저연차의 경우 아직 자기효능감이 높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➌ 세 번째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다. Dweck은 인간의 성장에 필요한 내면의 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인간은 크게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이미 정해진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는 고정되어서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반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사람의 재능은 가변적이기 때문에 노력할수록 발전한다고 믿는다. 즉,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실패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➍ 네 번째는 자기인식(Self-awareness)이다. 자기인식은 Goleman이 연구한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핵심 요소로, 자신의 감정과 사고, 강점과 약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이다. 자신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 인식은 대인관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➎ 다섯 번째는 관계지향성(Relational Agility)이다. 관계지향성 역시 감성지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갈등을 다루는 역량이다. 관계지향성이 높은 사람은 상대의 감정과 사고에 공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다. 원활한 소통은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자원 낭비를 줄여 궁극적으로 성과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조직 내 협업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관계지향성은 앞으로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선진에서는 약 7주간 진행되는 신규입사자 공통 교육을 통해 자기주도적 인재로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버크만 진단과 강점 진단을 통해 자기 인식과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협업 소통 능력과 성장 마인드셋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중에서도 공통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질문’이다. 선진의 사업이나 부서 소개를 듣고 체험하며 어떤 질문이든 자유롭게 던져보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질문하는 연습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학습효과를 높이고 논리성을 기르는 훈련이자 자기주도적 인재로 키우기 위한 방법이다.

특히 요즘 세대는 상사의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보다 맥락과 이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싶어한다.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면 실행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시장 환경이 더욱 빠르게 변할수록 자발적으로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기주도적 인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HR은 흔히 조직을 지원하는 기능이라고 생각되지만, 글로벌 환경에서는 훨씬 더 복잡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기대, 제도 사이를 오가며 균형을 맞추고, 가끔은 조율자, 때로는 통역자이자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HR 업무를 맡고 있고, 문화적 감수성이 높은 환경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과 일하면서, 시스템적인 구조 차이와 일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수많은 충돌과 기회를 동시에 경험해 봤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과, 글로벌 HR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➊ 구조의 차이 : 중앙집중형 vs. 분산형
한국 HR에 비해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의 기업 문화는 각 조직이 높은 자율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분산형 구조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HR에게 더 많은 협업과 설득, 구조적 연계 노력이 요구됨을 의미합니다.

➋ HR : 리더에게 파트너로
한국에서는 HR이 조직 내 정책을 리딩하고, 전략적으로 방향성을 설정하는 주체로 자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HR이 운영과 성장을 지원하는 파트너로 여겨지며, 변화 관리 또한 명령형이 아닌 참여형으로 접근됩니다. HR은 변화를 설계할 뿐만 아니라, 그 변화가 실제로 조직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촉진자의 역할까지 담당해야 합니다.

➌ 문화적 장벽과 글로벌 채용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환경에서의 채용은 단순한 인력 충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양국 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이중언어 인재는 필수적이며, 현지 인재 시장에서는 그런 역량을 가진 지원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비자 문제, 문화 적응,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차이까지 고려할 때, 채용은 전략적 과제가 됩니다.

➍ 변해야 하는 HR 문화 트렌드 DEI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Diversity, Equity, Inclusion(DEI)은 단순히 제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의 기본값으로 실현하려 합니다. 한국에서 '조직 문화'를 얘기할 때 동질성과 팀워크가 중요한 가치라면, 미국에서는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조직문화의 기본값입니다. 제가 함께 일하는 HR팀도 영어권과 한국어권 구성원이 섞인 팀이고, 문화적 차이는 사소한 표현 하나에도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팀 회의 시 언어 선택부터 문서 작성 방식, 회의 리듬까지 모두 ‘합의된 다양성’을 기반으로 조율하고 있습니다. DEI는 그저 포스터로 붙여두는 공지문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 안에서 실현되는 태도임을 배우고 있습니다. 작은 불편을 회피하지 않고 대화하려는 태도, 그것이 곧 조직의 포용력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세상을 보며, 아는 만큼 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흐를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조직이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팀이 서로의 의견에 벽을 세우고, '우리끼리'의 언어에만 익숙해질 때, '사일로(silo)'로서의 폐쇄성이 생깁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에서 HR을 하다 보면 이 사일로 현상은 더욱 빈번하게 마주칩니다. 언어와 문화, 시차까지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능별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는 팀들 사이에서 소통은 ‘선택’이 아니라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영역임을 느낍니다.

요즘에는 AI 도입으로 단순 반복 업무는 점차 자동화되고 있지만, 사람의 감정과 맥락이 필요한 영역인 “조직 내 갈등 중재, 문화 통합, 리더십 육성 등”은 여전히 HR의 핵심 역할입니다. HR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며, 동시에 사람 중심의 조직 문화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글로벌 HR의 역할은 단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언어, 문화, 제도, 기대치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흐름을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연결자이자, 각기 다른 현실을 아우를 수 있는 설계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갈등을 막기보다는 해소하고, 차이를 없애기보다는 다름 속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 글로벌 HR의 진짜 역할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