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개발에 대한 새로운 관점: 본질적인 변화를 위한 여정
빠르게 변화하는 현장에서 조직의 성공과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HRD 담당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특히 조직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 육성과 개발에 힘쓰는 분들과 오늘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리더십 개발 업무를 하다 보면, 우리는 늘 하나의 본질적인 질문에 멈춰 서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리더가 실제로 변하는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세상에 지식과 방법론이 넘쳐나지만, 정작 교육장을 나선 리더 한 사람이 현장에서 달라지는 순간을 목격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저 역시 수많은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리더십 개발이 단순한 '교육'의 문제를 넘어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 그리고 조직의 맥락을 함께 읽어야 하는 섬세한 여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리더십의 진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리더십에 대한 제 관점은 점차 입체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 리더십은 '합주'이며, 팔로워십을 이끌어낸다
효성에서 운영했던 [AXSA Coach 팀장과정]은 그 배움의 첫 문을 열어준 경험이었습니다. 이 과정은 리더가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을 명확히 인식하고, 팀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리더의 행동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가 자연스럽게 팔로워십을 이끌어내고 팀의 분위기와 성과까지 바꾸는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리더십은 리더 한 사람의 독주가 아닌, 리더와 팔로워가 함께 조율하며 만들어가는 ‘합주’라는 진실을 그때 처음 깊이 실감했습니다.
- 스킬 이전에 '리더 개인의 마음 회복'이 출발점이다
이후 진행한 [팀장의 길, 아프니까 팀장이다] 프로그램은 또 다른 차원의 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팀장들은 대부분 자신의 감정과 부담을 홀로 삭이며 버티고 있었고, 누군가 그 마음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경험만으로도 리더로서의 정체성이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스킬이나 기법 이전에, 리더 개인의 마음을 회복하고 인정해 주는 일이야말로 리더십의 진정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리더십은 복합적인 영역이다
이어 KIA에서 [Kingpin 리더십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리더십을 바라보는 제 관점은 더욱 입체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리더십을 ‘Leading Self, People, Business, Change’의 네 가지 영역으로 구조화한 이 모델은, 리더가 조직 속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그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프레임워크가 되었습니다. 리더 자신의 정체성을 다루는 것에서부터 구성원과의 관계 형성, 비즈니스 성과 창출, 그리고 조직 변화의 촉진까지. 리더십은 단일한 역량이 아니라 여러 층위에서 조화롭게 길러져야 하는 복합적 영역임을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리더십 개발의 핵심 흐름과 재정의
이러한 현장 경험과 연구 과정이 쌓여, 저는 리더십 개발의 분명한 흐름을 읽게 되었습니다.
- 시계열적 프로세스: 관계와 맥락의 산물
리더십은 특정 순간의 행동이나 스킬이 아닙니다. 리더 개인의 성장, 팔로워의 지지와 신뢰, 그리고 조직의 맥락이 겹겹이 쌓이며 형성되는 시계열적인 프로세스입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설계하는 리더십 개발은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 역동적 상호작용: 리더-팔로워-목표
리더십을 '개인의 능력'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리더십은 언제나 리더, 팔로워, 그리고 공동의 목표가 만들어내는 역동적 상호작용의 흐름 속에서 드러납니다. 같은 리더라도 팔로워, 팀 분위기, 조직 구조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 긴 호흡의 설계: 리더의 생애주기
리더십은 단기 강의 몇 번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온보딩 시기의 작은 경험, 첫 리더 역할의 두려움, 어려운 관계를 통한 배움 등 리더의 생애주기를 따라가는 긴 호흡의 설계가 중요합니다.
- 팔로워십의 중요성: 절반의 리더십
오랫동안 리더십 담론에서 소외되어 왔던 ‘팔로워십’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팔로워의 기대와 해석, 그리고 역할 정체성이 리더십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팔로워십을 함께 설계하지 않는 리더십 개발은 늘 미완성으로 남습니다.
- 실패 메커니즘의 이해
리더십 탈선은 특정 개인의 결함이라기보다, 관계와 조직의 맥락이 만들어내는 예측 가능한 패턴일 때가 많습니다. 실패를 이해하는 일은 더 건강한 리더십 생태계를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궁극적으로 리더십 개발은 완벽한 역량 모델이나 능숙한 스킬보다는, 리더로서의 단단한 정체성, 팔로워에 대한 이해와 배려,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 그리고 조직 목표를 함께 만들어가는 역동적인 프로세스라고 생각합니다.
결실: 경험과 연구결과를 정리한 《리더십개발론》
이러한 관점을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리더십개발론》이라는 책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끊임없이 던져온 질문들, 즉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고, 팔로워와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며, 조직은 그 성장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에 대해 조금 더 깊고 단단한 언어로 정리해보고자 했던 시도입니다.
리더십 개발의 새로운 설계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이 책이 작은 안내서가 되길 바라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탐색도 함께 해 나갈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